[정원덕칼럼]일본의 수출규제, 일본을 원망하랴~중국을 원망하랴

충북대 경영학부 겸임교수/경제학박사

충북넷 | 기사입력 2019/07/10 [19:27]

[정원덕칼럼]일본의 수출규제, 일본을 원망하랴~중국을 원망하랴

충북대 경영학부 겸임교수/경제학박사

충북넷 | 입력 : 2019/07/10 [19:27]

반도체산업과 불산

▲     ©충북넷

 
불산은 금을 제외한 금속 대부분을 녹일 정도로 부식성이 강해 실리콘 웨이퍼 불순물 제거에 활용된다. 반도체용 고순도불산(HF)은 일본의 일부 소수기업들이 사실상 독점으로 생산하는 화학물질이다. 수급에 문제 생기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일본 업체에 의존도가 매우 높다.

 

작년 말부터 일본은 수출규제 시작
작년 11월 일본 정부는 최근 한국으로 수출되는 HF 물량 일부를 승인하지 않았었다. 이 물량은 스텔라, 모리타 등 일본의 HF 생산업체 중 한 곳에서 생산된 것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급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당시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요동치고, 재고 확보도 쉽지 않았다. 작년 말에 가격이 5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삼성·SK "당장은 생산 차질 없어, 지나친 해석은 삼가 달라"며 당장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며 장기적인 문제로 판단하였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공격
그러나 이미 일본 정부는 주로 반도체 공정과 관련된 HF와 디스플레이보호막, 플로인포리이미드, 반도체 차세대 소재인 리지스트 등을 전략물자로 분류하고 수출 물량을 면제가 아닌 사전에 승인하는 방식으로 외국환관리법상 우대제도인 ‘화이트국가’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당시 일본 자민당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관세 부과 및 송금·비자발급 중지, 불화수소 등 필수 소재의 수출 중단을 거론하였고 금년 7월 수출규제품목으로 공식발표하고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고순도 반도체용 불화수소는 스텔라, 모리타 등 일본 업체가 세계 수요의 70% 이상(독일 30%)을 생산하고 있다. 불화수소를 생산하고 관리한 역사가 100년 이상이다. 일본 기업이 고순도 불화수소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한국을 압박하는 강력한 위협 수단이다.

 

뒤집어보면 한국과 일본경제가 얼마나 밀접하게 얽혀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2012년 환경규제 국내 불산 공장 설립 불발

엄밀하게 말해서 국내에서 HF를 생산하는 업체는 없다. 솔브레인 등 국내 업체도 불화수소를 생산하고 있지만 저순도 불화수소만 만들거나 일본산 저순도 불화수소를 수입해 순도를 높여 판매하는 2차 공정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도 제조 공급기반을 갖출 수 있었다. 2012년 10월 여수항만공사가 글로벌기업 멕시켐에서 3,000억 원 규모의 불산 제조공장을 유치하였으나 2012년 9월 구미 불산 유출 사고 영향에 따라 지역의 언론, 정치권과 함께 시민단체, 환경단체 등 반대가 일어났고, 결국 정부의 환경규제와 님비현상으로 포기한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중국의 원재료 광물 생산량 감소
중국에서 나오는 원재료 광물인 플루오린화칼슘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면서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수요가 늘었지만 불산 원재료인 형석의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다.

 

세계생산량의 50%를 책임지는 중국이 무수불산을 끊으면 그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의 차세대 반도체 기술리더십 전략 장애물
현재 반도체 세정공정은 수율의 희생을 감수해서 중순도 불산으로 가공해서 넘어가더라도 세계 1위의 삼성전자가 작년 2월에 시작해서 2020년 끝나는 60억불이 들어가는 7나노급 초고집적 반도체 공정에는 반드시 고순도불산이 필요하다.

 

일본은 차세대공정(EUV) 기술리더십에도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WHAT’S GOING ON 9 OF TOP TEN?
이번 판문점, 미·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다. ‘세계 9위의 경제국인데 어떠냐?’. 우리나라는 원료와 소재가 없는인재를 키워서 가공 기술로 먹고사는 나라다.

 

모든 국가는 서로 국제분업을 이루고 있고 이것이 국제관계의 바탕에 있는 경제 현실이다. 한국은 '반도체 세정' 불화수소 90% 日에 의존하지만, 그만큼 일본의 '큰손 고객' 이다.

 

일본과 미국이 메모리 등이 망해도 이러한 공정 소재와 장비로 여전히 반도체 기술리더십을 잡고 있다. 화웨이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다. 원자력 산업도 마찬가지지만 환경과 위험을 피하는 것(AVOID)이 아니고 관리(MANAGEMENT)하면서 선진산업을 일궈 가야 하는 나라다. 국제 정치적 환경으로 강제적으로나마 국내 강소기업들이 대접받고 반도체 소재와 장비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되어야 한다.

 

최근 (사)미래경영포럼에서는 110회 월례조찬특강을 ‘10년의 환경변화와 리더의 준비’라는 제목으로 진행하였다. 열정적으로 강의해준 공병호 박사(자유기업 경제철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이러한 불확실 하고 스피디한 변화 속에서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어떻게 리소스풀한 국가(Resourceful nation), ”가 되어 풀어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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