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학사 학생들은 된장국…칸막이 치고 갈비찜 뜯은 도지사·국회의원

허은아 의원, "이러니 천원의 밥상도 체험 시식쇼라는 비판"

민경명 기자 | 기사입력 2023/05/16 [18:05]

충북학사 학생들은 된장국…칸막이 치고 갈비찜 뜯은 도지사·국회의원

허은아 의원, "이러니 천원의 밥상도 체험 시식쇼라는 비판"

민경명 기자 | 입력 : 2023/05/16 [18:05]

▲ (MBC 갈무리)     ©

 

서울 충북학사기숙사 건물에서 정책 간담회를 마친 김영환 충북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는 과정에서 '특식'을 받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5일 MBC충북 뉴스에 따르면 지난 9일 충북도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충북학사 기숙사에서 지역 국회의원 초청, 주요 현안과 내년도 정부 예산 사업을 논의하는 예산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8명을 비롯해 주요 실국장이 2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숙사 내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김 지사와 국회의원들은 칸막이 안쪽에서, 나머지 수행원들은 160여 명의 학생과 같은 공간에서 식사했다.

 

문제는 식사 메뉴였다. 김 지사와 국회의원, 수행원들에게는 전복 내장 톳밥, 아롱사태 전골, LA 돼지갈비찜, 장어튀김 등 10가지 음식이 제공됐다. 반면 학생들의 식판에는 카레밥과 된장국, 단무지 등이 담겼다.

 

저녁 재료 원가만 따지면 갈비찜이 포함된 만찬은 2만8000원, 학생들의 카레밥은 2700원이었다. 무려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한 학부모들도 분통을 터뜨렸다. 한 학부모는 "이왕 가셨으면 애들하고 같은 메뉴로 밥도 먹고, 학생들 격려도 하고, 또 학사에 대한 불만 사항도 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씁쓸해했다. 또 '이럴 거면 아예 따로 먹지 그랬냐', '약 올리는 거냐' 등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MBC가 전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자신의 SNS에 충북학사 기숙사 저녁식사 자리 논란을 소개마면서 '21세기판 반상(班常· 양반과 평민) 차별'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허 의원은 "21세기판 '반상' 차별인지, 아니면 20세기판 권위 의식에 사로잡힌 구태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누가 봐도 비판이 나올만한 내용인데 생각하지 못했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년의 공간을 빌려서 같이 사용했으면서도 격려도, 공감도 없었다"면서 "이러니 여야가 앞다퉈 찾아갔던 천원의 밥상도 '체험 시식쇼'라는 비판이 나왔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갈비찜, 장어와 카레 사이에 놓여진 '칸막이'의 높이 몇 배 이상으로 민심의 칸막이는 높아지고 회초리가 돼 되돌아올 것"이라며 김 지사 일행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여의도와 국회가 가까워 기숙사에서 행사를 열었다"며 "학생들이 불쾌할 거라고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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