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화제의 책] <나의 막노동 일지> 나재필 저자. 아를출판사

충북넷 | 기사입력 2023/11/15 [15:55]

막노동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화제의 책] <나의 막노동 일지> 나재필 저자. 아를출판사

충북넷 | 입력 : 2023/11/15 [15:55]

 

오마이뉴스에 연재돼 네이버 다음 누적 조회수 500만 회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던 ‘나의 막노동 일지’(나재필 저자/아를)가 책으로 출간됐다.

 

‘나의 막노동 일지’는 30년 가까이 언론인으로 일한 중년의 가장이 퇴직 후 단기 일용직 아르바이트, 식당 주방보조 등을 하며 재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막노동판에 뛰어든 이야기다.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에서 떠밀려 나오지만 그와 동시에 은퇴 후에도 계속 먹고살 걱정을 해야 하는 기성세대들의 비참함과 아이러니 가득한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동시에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막막함을 이겨내고 성실한 노동을 통해 앞으로의 삶을 살아내면 된다는 희망과 메시지를 전한다.

 

대한민국의 기적을 일궈낸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노인복지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책은 중장년 세대를 비롯해 격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좌충우돌하는 이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한편, 육체노동의 가치가 폄하되고 노동자의 삶이 존중받지 못하는 시대에도 ‘땀은 정직하다’는 말을 매일같이 온몸으로 증명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동 이야기를 담아냈다. 

 

책은 노동 현장에서 겪은 일과 관찰된 모습, 그 과정에서 느낀 단상 등 막노동 현장의 애환을 담았다. 또 막노동판의 임금 수준과 체계, 공정의 종류와 난이도, 안전관리와 산업재해, 일반 공사현장과 대기업 공사현장의 차이 등 건설현장의 구체적 현실도 소개하고 있다.

 

 △ 나재필 저자. 

 

저자는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글쓰기를 평생의 업으로 생각하고 뛰어든 기자생활. 기자 초년시절 오늘의 문학상 신인작품상을 받았다. 편집기자협회 한국편집상, 사진기자협회 사진편집상, 편집기자협회 기자상 등을 수상하며 능력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직장인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갑작스런 조기 퇴직. 50을 넘겼지만 한식 조리사, 경비원, 비계 기능사 자격증도 따며 새로운 인생에 도전했다. 

 

저자는 "막노동 이전과 막노동 이후로 나뉠 만큼" 자신이 변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당당히 말한다. “육체노동의 가치가 폄하되는 현실에서 막노동꾼으로 살았던 몇 번의 계절이 언론인으로 살았던 수 십년의 세월보다 더 값졌고, 상처가 아닌 훈장 같은 것”이라고.

 

“한번 밑동이 잘린 나무는 이듬해 잘린 그루터기에서 곁가지들이 뻗친다. 곁가지가 다시 나무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곁가지에도 이파리는 돋아난다. 은퇴한 중장년들의 삶도 밑동이 잘린 나무나 다름없지만 생명력이 있기에 다시 곁가지를 뻗치고 이파리를 틔울 수 있다. 우리는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워지고 있는 것이다.”(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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