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로망? 실습교육도 못 받고 취업전선에" 전문대 졸업생들 '비애'

'코로나 학번' 전문대 졸업생들, 마지막 수업도 '비대면'
정부 지난 8월 대책 마련…전문가 "한층 정밀한 핀셋 정책 필요"

뉴스1 | 기사입력 2022/01/10 [21:19]

"캠퍼스 로망? 실습교육도 못 받고 취업전선에" 전문대 졸업생들 '비애'

'코로나 학번' 전문대 졸업생들, 마지막 수업도 '비대면'
정부 지난 8월 대책 마련…전문가 "한층 정밀한 핀셋 정책 필요"

뉴스1 | 입력 : 2022/01/10 [21:19]
© News1 DB


"동기들과 추억이 없는 게 제일 아쉬워요. 비싼 등록금 내고 교문도 못 본 친구들이 있다니까요"

이른바 '코로나 학번'이라고 불리는 20~21학번 전문대생인 천모씨(21)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동시에 입학했다. 상황이 나아질 거라 기대했지만 오미크론과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마지막 학기 수업마저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승무원을 꿈꾸며 학교에 들어온 천씨는 이렇다 할 대학 생활을 누리지 못한 데다 '실습교육 부재' 등으로 꿈을 접고 지난해 8월 조기 취업 시스템을 통해 백화점 직원으로 입사했다.

천씨는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현장실습이 필요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10번도 채 받지 못했다"며 "언제 코로나가 끝날지 몰라 경력이라도 쌓자는 심정으로 입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실습 위주 교육을 주로 하는 전문대생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대학 로망은커녕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우려한다.

뉴스1이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연구소가 지난 10월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대학공시 전문대학 지표'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여파로 전문대학의 현장실습이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표에 따르면 2020년 사립전문대학 전체 학생 43만5056명 중 6.7%인 2만9172명만이 4주 이상의 현장실습을 받았다. 코로나 발병 이전인 2019년 4만5838명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 감소한 수치다. 반면 원격강좌 수는 2016년 1291개에서 2020년 8만 8773개로 약 68배 폭증했다.

현장에서는 애초에 실습 교육에 참여하는 기관과 기업들이 전과 달리 확연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하공업전문대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실습 교육에 참여하는 업체 수가 줄어들어 학생들이 참여하고 싶어도 모두가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도 산업체에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대생들이 주로 진출하는 호텔·관광·항공업계가 코로나19에 의한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업종이란 점도 문제다. 이로 인해 취업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고용노동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항공업계는 지난 2년 동안 신규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김원 대한항공 홍보 담당은 "몇 년째 채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다른 항공사들도 우리와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이자 LCC(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 역시 2019년 신규 채용 인원이 209명인 반면 2020년과 2021년에는 신규 채용을 하지 않았다.

얼어붙은 취업시장임에도 전문대생들은 휴학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임민욱 취업플랫폼 사람인 팀장은 "4년제 대학생들과 달리 전문대 학생이 취업할 때 장기 휴학을 하면 시선이 안 좋을 거란 걱정 때문에 기피하는 현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지난 8월 '코로나19 상황 속 전문대학생 취업역량 강화 한시 지원 사업 기본계획'을 내놨다.

약 3만명의 전문대학 졸업(예정)자에게 국가공인 자격 취득 및 각종 교육 프로그램 이수에 필요한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내용이 주된 골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문대생들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한층 구체적인 '핀셋 정책'을 주문하고 있다.

서울의 한 보건전문대 관계자는 "사회복지과나 유아교육과는 실습기관에서 교육훈련시간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며 "시급한 것은 정부 차원에서 학생 실습에 한해 기관 출입을 허가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개인이 아닌 구조적 문제인 만큼 포괄적인 일자리 정책은 의미가 없다"며 "직업훈련과 전공전환 등 고용취약계층을 위한 핀셋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난 상황에서 하향 취업한 전문대생들의 직무력을 유지를 위해서 다음 일자리로 가기 위한 브리지(bridge)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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